감1 당연한 감, 당연하지 않은 감 요즘 감이 참 달다. 과일을 잘 사 먹지 않는 편인데 독일 와서 감은 가끔 사 먹는다. 어릴 때는 감이란 걸 돈 주고 사 먹는다는 생각을 못해 봤다. 할아버지 댁에 감나무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은 나에게 가을이 되면 연례행사처럼 먹는 자연스러운 과일이었다. 어린 시절 할아버지 댁 마당에는 두 그루의 감나무와 두 그루의 모과나무가 있었다. 모과는 먹을 수 있는 과일이 아니라 나의 관심은 온통 감나무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할아버지 댁 앞 골목에서 배드민턴을 치다가 셔틀콕이 걸리는 것만 아니면 감나무는 그저 고맙기만 한 존재였다. 가을이 되면 감나무를 더 자주 바라보았다. 조금만 붉은 기운이 돌아도 나는 감이 먹고 싶어서 '저거 홍시 아니에요?'라고 물어보았지만 홍시를 먹으려면 항상 꽤나 긴 시간을 더.. 2020. 11.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