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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소고 (小考)16

목사 부부의 거짓말에 뚫려버린 오미크론 변이 방역망? - 어느 언론보도에 대한 소고 10년 전과 비교해 볼 때, 우리 사회에서 개인에게 요구되는 도덕성의 기준이 많이 올라간 것 같다. 개인적으로 그 원인 중 하나는 인터넷의 보급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인해 '타인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졌다. 달리 말하면, 다른 사람과 직접적으로 만나지 않아도 그 사람에게 무/유형의 영향력을 행사하기가 쉬워졌다는 말이다. 그중 하나가 바로 '댓글' (이라고 쓰고 악플이라고 읽는다) 이다. 나는 이전에 썼던 많은 글들에서 인터넷을 통한 집단 린치가 정당성을 갖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을 여러 차례 지적했었다. 그리고 오늘 이 글에서는 하나의 현상이나 사건을 다룰 때 개인의 도덕성에 호소하는 것이 문제의 해결과 재발을 방지하는데 큰 효과가 없다는 점을 지적해 보고자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었다... 2021. 12. 3.
탄입대 속의 탄창보다 양갱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군대에 가기 전 나에게는 큰 고민거리가 하나 있었다. 발도 큰 데다가 심한 평발이라 딱딱한 전투화를 신고 하는 행군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었다. 그러다가 한 선배가 '운전병은 행군 안 한다'라는 말을 해줘서 바로 운전병에 지원하게 된다. 지금 생각해보면 군대가 사단, 대대, 중대, 분대마다 각기 달라서 보편적인 정보란 게 있을 수가 없는데 그땐 몰랐으니까. 아무튼 원하는 대로 운전병에 합격을 해서 입대를 하게 된 나는 단 한 번의 행군도 빠지지 않고 하게 되었으며 '운전병의 꽃'이라 불리는 운행을 한 번도 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운전병에겐 생소한 위병소 근무도 서다가 전역하게 되었다. 첫 행군의 쓴 맛은 신교대 (신병교육대대)에서 맛보았는데 행군 며칠 전에 비가 오는 바람에 진흙밭이 된 산길을 오르락.. 2021. 11. 27.
인터넷 시대의 집단린치(lynch): 누구를 위한 정의구현인가? 린치는 18세기 미국에 사법 체계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을 때 버지니아주의 치안판사 겸 농장주인 찰스 린치가 흉악범이나 정적들을 사적(私的)으로 처형하려고 동원환 관행인 '린치 법(Lynch law)'에서 유래했다. 즉, 당시 보안관이나 법원이 아직 존재하지 않았던 곳에서 질서 유지를 위해 범죄 용의자를 대중의 동의만으로 처벌한 관행이 바로 린치였다. 그러다 1860년대 미 남북전쟁을 전후해서는 백인들이 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흑인들을 무자비하게 처형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 됐다. -출처: 네이버 시사상식 사전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공개 처형대. 탈출을 시도하다 잡히면 공개 처형하여 시신을 일정기간 매달아 놓았다. 최근 인터넷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계속 차지했던 내용들이 있다. 한 유명 셰프와 결혼을 앞둔.. 2021. 11. 16.
'이런게 노무현 정신이죠!': 2020년의 한국, 계몽이라는 신화 *이 글의 목적은 편 가르기가 아니다. 나는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지지하지 않으며 (인간은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기에), 단지 현재의 한국 사회에 대한 아쉬움과 맹목적인 열성 지지자들이 가지는 모순을 지적하고 싶을 뿐이다. 현 법무부 장관인 추미애의 아들과 관련한 문제가 제기된 이후로 국민들은 마치 박근혜 정부 때의 '국정농단 사태'나 문재인 정부의 '조국 사태' 때와 비슷한 정신적 피로에 시달리고 있다. 그 와중에 한 국회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추미애 아들에 대한 제보를 한 사람의 실명을 거론했고, 그 실명을 본 국회의원 지지자 + 당의 지지자들은 댓글로 테러를 가하는 중이다. 문득 이 현상이 내가 읽었던 책의 내용과 유사한 측면이 있는 것 같아서 이에 대해 글로 정리해 볼까 한다. 1. 계몽의.. 2021. 11. 16.
블라인드 채용법과 분교 논란 고민정 의원이 페이스북에 쓴 글이 논란이다. 표면적으로 보자면 고민정 의원이 본문에 사용한 '분교'라는 단어가 논란의 발단이 된 것으로 보인다. 나 역시 이른바 '분교'라는 대학을 나온 사람 중 한 명이라 관심이 가서 고민정 의원의 페이스북 글을 원문으로 읽어 보았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단순히 '분교'라는 단어의 사용보다 고민정 의원의 글에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기에 논문 교정하는 작업처럼 몇 가지 의문을 제기 해 보고자 한다. 먼저, 이해를 돕기위해 고민정 의원의 페이스북에서 고민정 의원이 썼던 원문을 보자. 글은 다음과 같다: 1) 오늘은 #전태일열사의 51주기. ‘#블라인드채용법’을 발의하기 위해 민주당 의원들께 글을 썼습니다. 2)“다들 선거로 바쁘실테지만 청년들이 출신학교를 지운 ‘블라인.. 2021. 11. 15.
윤식당 2 스페인 가라치코 인종차별 / 자막오역 논란 I 영상 속 독일인들은 무슨 말을 했으며, 무엇이 문제인가? [영상포함]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이슈가 되고 있어서 그런지 몇 년 전에 방영되었던 윤 식당의 영상에 대한 자막과 관련하여 인종차별 논란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먼저, 해당 영상에서 어떤 대화가 문제가 되었는지, 해당 영상의 독일인은 도대체 무슨 말을 한 것인지, 윤식당의 자막은 왜 잘못된것인지 한번 살펴보자. 출처: 윤식당 8화 첫 번째 여성은 이서진을 보고 "bisschen Mischling aus" 라고 말한다. 여성이 이서진을 보고 "혼혈"이라고 부른 것은 이서진의 외모가 동양인의 외모 클리셰에 맞지 않는 잘 생긴 외모라는 의미에서 말한 것일 수 있으나, 반대로 동양인은 보통 그 자체로 저렇게 잘 생기지 않았으며, 다른 인종과 피가 섞여야만 잘생겼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서양에서 말하는.. 2021. 4. 5.
롯데리아 밀리터리버거 ? 이근 대위가 상기시켜준 추억의 맛 롯데리아 밀리터리버거 ? 이근 대위가 상기시켜준 추억의 맛 가짜 사나이 1기가 공개된 이후 군대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긍정적인 부분은 많은 사람들이 군대의 필요성과 군인들의 헌신에 대한 감사함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특히 다른 직업 못지않게 군대에 오래 있던 부사관이나 장교가 전역을 할 경우 경력단절이 되어할 일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어쩌면 이번 일을 계기로 군 전역자에 대한 인식과 대우가 조금은 좋아질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가져본다. 지난주 목요일 유튜브에 가짜 사나이 2기 티저가 공개되었는데 벌써 조회수가 5백만이 넘은걸 보면 사람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쉽게 유추해 볼 수 있다. 많은 등장인물들이 있었지만 가짜 사나이 1기의 가장 큰 수혜자 중 한 명이 바로 '이근.. 2020. 9. 29.
기안84에 대한 주호민의 소신 발언 '시민 독재'에 대한 나의 생각 사진 출처: 주호민 작가 SNS ​ 얼마 전 기안84의 네이버 연재 웹툰 '복학왕'과 관련한 여성 혐오 이슈가 있었다. 웹툰 내에서 '봉지은'이라는 만화 캐릭터가 회식 중 수달처럼 배 위에 조개를 내리치는 장면이 나온 뒤 회사 인턴에 합격한다. 그리고 이에 대해 몇몇 네티즌들이 이 장면을 보고 능력과 스펙이 없는 봉지은이 이른바 '성 상납'을 통해 회사에 합격하는 것을 암시하는 게 아니냐며 비판했고 비판의 불길은 작가 기안84의 '여혐 논란'이라는 거대한 장작에 옮겨붙었다. 이후 기안84는 매우 큰 비난에 직면했고 출연 중이던 '나 혼자 산다'에도 한 달간 출연하지 않았다 (물론 개인 스케줄이 바빠서라고 해명하긴 했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 그리고 이번에 '신과 함께'로 유.. 2020. 9. 26.
강동희 승부조작 사건 I 몰락한 스타의 참회 (SBS 인터뷰게임) ​ 1. 한국 농구의 스타 강동희 ​ 현재는 한국 농구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지만 농구의 인기가 엄청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신동파, 슛도사 이충희에 이어 농구 대통령 허재, 그리고 허재를 필두로 한 '허동택'트리오, 서장훈, 우지원, 이상민 등이 버티고 있던 연세대와 현주엽, 신기성, 전희철, 김병철 등 막강한 스쿼드를 갖추고 있던 고려대까지. 그중에서도 제가 가장 좋아했던 팀은 허재와 강동희, 김유택, 한기범 등의 선수들이 뛰던 '기아 엔터프라이즈'라는 팀이었습니다. 강동희는 대한민국 농구 역사 상 최고의 포인트 가드 중 한 명이었습니다. 허재와 마찬가지로 중앙대를 졸업한 강동희는 기아, 모비스, LG 등의 팀에서 뛰면서 그의 커리어를 쌓아나갔습니다. 국가대표에서도 오랫동안 활약했고 은퇴 이후에는 창.. 2020. 9. 26.
4번은 개인주의일까? I 가짜사나이를 보고 느낀 문화차이 2020년 가장 핫 한 컨텐츠를 뽑으라면 역시 '피지컬갤러리' 채널의 '가짜사나이 일 것이다. 피지컬 갤러리 채널의 김계란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늘 가짜사나이 2기 촬영이 종료되었다고 발표했다. 30테라의 촬영분이 나왔다는걸 보니 2기에는 어떤 에피소드들이 나올지 기대된다. '가짜 사나이'란, 유튜브 채널 '피지컬 갤러리'의 김계란과 UDT 출신의 교관들이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6명의 '비특수부대 출신' 유튜버가 특수부대의 훈련을 체험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것저것 이야기할 내용이 많지만 이 글에서는, 가짜사나이 1기 여섯 명의 유튜버 중 유일하게 한국인이 아닌 '가브리엘'이라는 유튜버를 보고 느낀 문화 차이에 대해 다뤄볼까 한다. ​ '가짜 사나이' 1기의 6번째 에피소드를 보면 유난히 가브리엘이 교육.. 2020. 9. 26.
명문대라는 숭고한 대상 I 우리 사회의 명문대 이데올로기 우리 사회의 이른바 "학벌 만능주의"는 이미 오래전부터 다뤄져 온 주제이다. 그래서 이 주제를 의미 있게 다루려면, 조금은 지엽적으로 글의 방향성을 설정해야 할 것 같다. 이 글에서는 우리 사회에 스며들어 있는 소위 "명문대 이데올로기"가 무엇인지 규정하고, 명문대 이데올로기가 작동하는 방식, 그리고 해결방안에 대해서만 다루어 보려고 한다. ​ 1. 명문대 이데올로기 ​ 우리 사회에서 명문대란, 보통 SKY로 대표되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그리고 IVY리그에 속해있는 미국 대학들을 의미한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한국의 초, 중, 고 교육은 보통 이런 좋은 대학에 학생들을 많이 보내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학 입시가 결정되면, 고등학교에서는 교문에 '이 학교에서 몇 명의 명문대 생이 배출되었는지.. 2020. 9. 26.
마스크를 쓰고 말고는 내 자유라고!! 장을 보러 집 근처 슈퍼마켓에 갔다. 요즘엔 너무 더워서 보통 랩 같은 걸 만들어 먹는데, 유제품 코너 쪽에 한 커플이 있었다. 틀린 그림 찾기를 할 때처럼 '뭔가 다르다'란 느낌이 들었었는데 알고 보니 여자가 마스크를 안 쓰고 있었다 (참고로 독일은 아직도 실내에서, 예를 들면 슈퍼마켓 안이나 버스 안,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물건을 정리하고 있던 여자 점원이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나가야 된다고 정중하게 말했다. 그리고 마스크를 안 쓴 여자는 그 말을 듣고 자기가 들고 있던 장바구니로 입을 가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니 나도 짜증이 났다. 어쩜 저렇게 경각심이 없을까. 혀를 끌끌 차고 있던 도중 다시 한번 점원이 '그건 마스크가 아니니까 나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적어도 내 관점에서 그녀의 말이.. 2020. 9.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