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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생존 꿀팁/독일 생활 정보

페더바이서 Federweißer를 아시나요?

by 별_ 2020.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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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술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조금만 알코올이 들어간 음료를 마시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서 불편하기도 하고 취하는 느낌도 별로다. 물론 맥주로 유명한 나라에 살다 보니 이것저것 마셔보긴 했지만 그래도 술을 마시는 건 여전히 딱히 내키지 않는다. 그런데 내가 유일하게 맛있어서 마시는 술 아닌 술 (?)이 있다. 이 음료는 1년에 딱 한 달 정도, 그러니까 9월에 마실 수 있다. 이 음료는 보통 "페더바이서Federweißer"라 불린다.

'보통'이라고 말한 이유는 이 음료가 지역에 따라 라우셔 Rauscher, 비츨러 Bitzler, 슈투엄Sturm, 자우저Sauser 혹은 노이어 쥐서 Neuer Süsser라고도 불리기 때문이다. 내가 이 음료를 처음 먹어본 지역에서는 '노이어 쥐서'라고 불리고 내가 사는 지역에서는 그냥 '페더바이서'라고 부른다. 슈퍼에서 이 특이한 음료를 보았을 때 나는 '이게 뭔가?' 하며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다. 일단 특이한 게 뚜껑이 다 닫힌 게 아니라 열려있어서 잘못 들면 음료가 다 쏟아져 나오게 되어있다. 내가 한참을 보고 있으니까 옆에 있던 아저씨가 '맛있으니까 한번 먹어보라'라고 추천을 해줘서 먹어봤다. 페더바이서의 첫인상은 매우 좋지 않았다. 처음 마셔본 페더바이서는 너무 시고 알코올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후에 다시 제대로 된 페더바이서를 마셔보고 나는 매년 뚜껑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들고 다니기 귀찮은 이 술을 매년 마신다. 

 

 

페더바이서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포도주가 되기 전의 달콤한 와인 정도로 말할 수 있다. 그래서 병뚜껑을 닫아놓으면 안 되는데, 이 음료는 계속 발효가 되고 있기 때문에 병뚜껑을 닫아놓으면 안에서 발생하는 가스로 인해 병이 폭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된 페더바이서는 스파클링 와인보다는 탄산과 알코올이 약간 있는 포도주스의 맛에 더 가깝다. 그래서 나같이 술을 못 마시는 사람도 마실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알코올이 있기 때문에 방심하고 마시다간 과일소주를 마시고 엠티에서 흑역사를 만드는 새내기처럼 될 수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발효가 진행되기 때문에 처음에 나왔을 때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그래서 1년 중에 이 음료를 마실 수 있는 기간은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힘들겠지만 혹시나 9월에 독일이나 접경지를 여행하는 분들이 있다면 한 번 정도 마셔보기를 추천할만한 음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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