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1 철학과 가는 게 뺨 맞을 일은 아니잖아요? 내가 대학에 가서 철학을 전공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건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한 선생님이 추천해 주셨던 철학책을 읽고 뭔가 재미있어 보여 이것저것 읽다 보니 어느새 내 꿈은 독일에 가서 철학을 공부하는 게 되어 있었다. 철학과를 가겠다고 마음먹은 이후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철학과 가서 뭐 먹고살래?" 라는 질문이었다. 그럴 때면 "경영학과 나오면 CEO 되냐?"라며 웃어넘겼다. 철학과에 진학하고 나서도 비슷했다. "졸업하면 철학원 차릴 거냐?"는 질문부터 손금을 봐달라 거나 타로점을 봐달라는 사람도 많았다. 긍정적인 이야기라고는 '철학은 모든 학문의 기초다. 그러니 꼭 배워야 한다'는 뜬구름 잡는 소리뿐이었다. 다행인 것은 우리 부모님은 자식이 철학 공부한다는 것을 말리기보다 지지해주셨다는 .. 2020. 9.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