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2 정신 차려보니 생각한 대로 살고 있었다 대학교 1학년 때 좀 특이한 수업이 있었다. 수업의 제목은 '나를 찾아 떠나는 철학 오디세이'.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고 싶은지에 대해서 교수님과 편하게 이야기 나누는 수업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1학점짜리 교양수업이라 시험은 보고서로 대체되었는데, 그 보고서는 '40살까지의 인생을 설계해보기'였다. 대학교 1학년 때의 나는, 수학이라는 저주스러운 과목으로부터 해방되었다는 사실에 대한 기쁨과, 드디어 내가 원하는 공부를 해 볼 수 있겠다는 착각으로 인한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철학이라는 어려운 학문을 전공자가 아닌 사람들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글을 쓰는 것이었다. 보통 교양서적이라고 나온 책들을 보면, 교양서적임에도 불구하고 일상에서 전혀 사용하지 않는 생소한 용어들로 가득했.. 2020. 9. 24. 담임의 별명은 '에이즈'였다 돌이켜 보면 초, 중, 고뿐 아니라 대학교에서까지 감사한 선생님들을 참 많이 만났다. 그런데 오늘은 감사한 선생님 대신 선생님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한 인간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그는 내 고등학교 1학년 담임이었다. 우리학교의 선생님들은 다양한 별명들이 있었다. 점이 많은 선생님은 '칙촉', 쟤 때문에 물리 포기라는 뜻을 가진 '제물포', 온갖 더러운 짓을 하고 다니던 '추잡이' 등등... 그리고 우리 담임은 걸리면 죽는다 라는 뜻의 '에이즈'였다. 모든 고등학교가 그런지 모르겠지만, 우리 학교는 특이하게 대학처럼 OT (오리엔테이션)가 있었다. OT에서 우리가 배운 것은 육군 사관학교에서 쓰는 경례구호. 학기가 시작하기 전부터 교사에 대한 복종을 교육받은 우리는 마치 영화 '말죽거리 .. 2020. 9.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