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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학생/유학일기 in 독일

어떤 생각: 내가 걸어온 길

by 별_ 2021.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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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의 진도가 생각보다 빠르지 않다. 생각의 길을 잡고 나면 금방 완성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직은 설익은 모양이다.

작년 추석에 썼던 글을 보니 그래도 지금 나의 정신 건강이 작년보다 훨씬 나은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에 있는 A형의 안부인사를 통해 한국이 추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추석기념으로 마카롱을 사 먹었다.

A 형이 논문을 보내달라고 했다. 

그러고보니 논문을 보내달라고 했었던 것 같은데 제본하는 값이 너무 비싸서 (그렇다고 그냥 파일을 전송하거나 A4용지만 줄 수는 없기에) 나중에 만나게 되면 그때 주든가 해야겠다고 생각한 게 기억이 났다.

마침, 내 수업을 듣는 어르신 한 분도 내 글을 보고 싶어 하셔서 양해를 구하고 가장 싼 제본으로 논문 두 권을 뽑았다.

잠시 스타벅스에 가서 책을 보며 시간을 때우다가 논문을 찾을 시간이 되어 다시 복사 방으로 향했다. 

아, 그 전에 화장실에 들렀었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

'와 나 논문도 썼었네.'

그리고 제본 된 논문을 받아보니 

'와 나 대단하네' 그런 생각이 또 들더라.

 

 

유학생활이 항상 정신이든 물질이든 쪼들리는 불안정한 것이기에 힘들다고만 생각했었다. 

그리고 현재 일의 진행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다시금 불확실한 미래에 덜덜 떨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언제나 힘들긴 했지만

내가 여태 목표했던 것 중에 못 이뤄놓은 것은 없잖아.

내 주변의 유학생 중에

나처럼 현지 문화에 녹아들어 많은 친구를 만나고

석사라는 한 과정을 버티고 버텨서 잘 끝냈고

그다음 목표인 박사과정도 문제없이 시작했고

야구 초보로 시작해서 지금은 상위 리그에서 주전급으로 뛰고 있고

우승도 해보고

쑥스럽긴 하지만 나의 수업을 기다리며 듣는 분들도 계시다는 생각을 하니까

갑자기

'와 나 진짜 잘하고 있네. 걱정 안 해도 되겠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 안되면 안하면 되고

여태 잘 했으니 이거 안되더라도 뭐라도 하겠지

라는 생각으로

용기를 얻고

다시금 오늘 하루도 살아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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