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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5

삶이 흔들릴 때 필요한 두 가지 독일어 표현 (그런데 이제 야구를 곁들인..) 코로나가 있었지만 그래도 시즌이 무사히 끝났다. 우리 팀은 7승 5패로 아직까진 리그 3위에 링크되어있는데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최대 2위나 3위가 될 듯하다. 유학도 그렇지만 야구도 조급함과의 싸움인 것 같다. 조급할수록 머리를 비우고 루틴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야구를 통해 배운다. 5:3으로 이기고 있던 6회 말 공격. 주자 2,3루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첫 경기에서 나는 5번 좌익수로 출천 했는데 볼넷과 HP로 2출루는 했지만 안타가 없었다. 제구력 난조를 보이던 투수가 교체되고 왼손 투수가 들어왔다. 초구를 노렸는데 꽤나 큰 파울이 되었고 나머지 두 번의 볼을 고른 후 2-1. 그리고 브레이킹볼이 가운데로 들어와 2-2가 되었다. 스트라이크 하나면 삼진인 상황. 그리고 5번 타자로 타점을 올려.. 2021. 9. 24.
야구와 인생의 공통점 내가 야구라는 스포츠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인생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야구가 어떤 면에서 인생과 비슷한지 정리해보려고 한다. 1.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 프로야구는 보통 "3연전"이라고 해서 한 팀과 3일 연속으로 대결을 한다. 재미있는 점은, 아무리 강팀이라고 해도 매일 승리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1위 팀과 10위 팀이 대결해도 10위 팀이 이길 때가 있고, 그 전날 10:0으로 졌던 팀이 다음 날 1:0으로 승리하기도 한다. 오늘 실책 했다고 해서, 안타를 못 쳤다고 해서, 실책 했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가 없다. 다음 경기는 새로운 경기고, 완전히 새로운 상황이 펼쳐진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불행이 한꺼번에 몰아쳐 올 때도 있고 생각지도 못했던 행운이 찾아오기도 한다. 소위 .. 2020. 9. 24.
혼자가 아니야 훈련하기 전 몸풀기 운동을 하고 있을 때, 3부 리그의 트레이너인 데니스가 나를 따로 불렀다. "다음 시즌부터는 3부 리그에서 같이 뛰어보지 않을래?" 4부 리그에서 나름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낸 뒤, 나는 3부 리그 팀에서 영입 제의를 받았다. 3부 리그는 4부 리그보다 난이도가 조금 더 높다. 일단 이전에 분데스리가에서 뛰었던 사람들이나 분데스리가에 진출하고 싶어 하는 어린 유망주들도 있는 데다가 9이닝 경기를 하기 때문이다 (4부 리그는 7이닝까지 진행되지만 보통 콜드게임으로 그전에 끝나는 경우가 많다). 더운 여름에 9이닝 경기를 하면 우리는 이런 경기를 "Fitness"라고 부른다. 바로 직전 시즌에 3부 리그 팀은 트레이닝에 나오지 않는 사람이 많아져서 4부 리그로 강등되기 직전에 겨우 살아.. 2020. 9. 24.
신미양요와 내 인생의 첫 아웃 카운트 내가 어렸을 때, 그러니까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야구가 지금처럼 인기 있는 스포츠가 아니었다. 그래서 나 역시 야구에는 관심도 별로 없었다. 야구는 진입장벽이 높은 스포츠 중에 하나인데, 일단 경기를 하려면 필요한 장비가 너무나 많다. 포수 마스크나 배트는 차치하고 글러브조차 없어서, 이른바 '짬뽕 공' (고무 재질로 된 야구공 크기의 공)으로 하는 '손야구'나 테니스공으로 하는 '와리가리'가 아닌 진짜 야구라는 운동을 해볼 수 있는 기회는 야구부가 있는 학교를 다니던 아이들 말고는 없었다. 그리고 야구부가 없는 학교를 다닌 나는 남들처럼 (공 하나만 필요한) 축구를 했고, 키가 좀 더 컸을 때는 농구를 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유례없는 전승 우.. 2020. 9. 22.
나는 어떻게 독일에서 야구를 하게 되었나? ㅇ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배낭 하나를 매고 한 달 동안 유럽 배낭여행을 했다. 독일에서 공부하는 것에 관심이 있던 나는 독일에 10일 정도의 시간을 투자했다. '이 나라가 살만한 나라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조금이나마 내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프랑크푸르트에서 시작해 뮌헨에서 끝나게 된 나의 10일간의 독일 여행은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에게 좋은 부분만 보여줬고 여행이 끝나고 2년 뒤, 달랑 어학원 합격증 하나만 가지고 독일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리고 독일에서 살다 보니 절실하게 느꼈다. "아... 사는 거랑 여행하는 건 완전히 다르구나" 2년 만에 프랑크푸르트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나는 다짐했다. 유학을 간다고 해서 단순히 책으로만 공부하는 게 아니라, 이것저것 경험하면서 한국에서 배울 수 없는 .. 2020. 9.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