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94 지도 교수에게 독일어로 메일 보내기 (콘탁 / 메일 양식) 독일에서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지도 교수님을 찾는 일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이메일을 보내야 합니다. 물론 영어로 보낼 수도 있겠지만 경험상 이메일은 영어보다 독일어로 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교수에게 조금이라도' 독일에서 공부하기 위해 준비된 사람'이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 메일은 신중을 기해서 작성해야 합니다. 그럼 어떻게 교수에게 메일을 보내야 하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1. 제목 메일에 적절한 제목을 쓰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학생들과 다르게 교수들은 하루에 대략 100통 이상의 메일을 받습니다. 따라서 제목이 이상하거나 없는 경우에 읽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목을 절대로 공란으로 두지 마시고 알맞은 제목을 .. 2020. 9. 23. 왜 최저 시급을 안 주냐고 묻자, 카페에서 잘렸다 이 알바 저 알바를 전전하면서, 내가 가지고 있던 로망 같은 알바가 있었는데, 그게 바로 카페 알바였다. 왜냐하면 당시의 나는 카페에서 일하면, 조용한 음악이 나오는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손님의 주문대로 커피 기계의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일을 시작하자마자 이런 나이브한 생각은 산산조각 났다). 그런데 카페에서 일하기에 나는 결정적인 결격사유가 있었다. 카페는 매우 바쁘고 빠르게 움직여야 해서 경력이 많은 숙달된 아르바이트생을 뽑는데, 나는 카페에서 일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일을 하려면 경력이 있어야 하는데, 경력이 있으려면 일을 해야 하는, 이른바 경력의 순환 논증이었다. 하지만 경험할 수 있는 건 뭐든 다 해보자는 일념이 있던 나는, 젊다는 밑천 하나로 수십 .. 2020. 9. 22. 유격수가 되다 (feat. 맥주) 보통 "분데스리가 Bundesliga"라고 하면 축구를 떠올릴 텐데 야구 역시 분데스리가가 있다. 유소년이나 소프트 볼을 제외한 성인 야구는 독일에 크게 5 가지 리그로 나뉜다: 먼저 최상위 리그인 erste Bundesliga (에어스테 분데스리가). 독일 야구의 인기나 규모가 크지 않아서 1부 리그 선수여도 돈을 받고 선수생활을 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몇 명의 외국인 선수가 있고 이 선수들은 돈을 받는다. 예를 들어 작년 우리 팀 코치를 맡았던 다니엘 램브 헌트라는 친구는 1부 리그 선수면서 뉴질랜드 야구 국가대표인데, 돈을 받고 팀에서 뛰고 있다. 1부 리그인 만큼 독일 국가대표 선수도 많고 몇 년 전 우리 팀 1부 리그의 에이스였던 마르쿠스 졸박Markus Solbach 같은 경우는 현재 LA .. 2020. 9. 22. [독일어 번역]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독일어 비석 내용 해석 Dieser Ort sei allezeit Ein Aufschrei der Verzweiflung und Mahnung an die Menschheit. 이 장소는 언제나 절망 섞인 절규와 인간성에 대한 경고로 남을 것이다. Hier ermordeten die Nazis etwa anderthalb Millionen Männer, Frauen und Kinder. 이곳에서 나치는 약 150만명의 남자, 여자, 그리고 아이들을 학살했다. Die Meisten waren Juden aus verschiedenen Ländern Europas. 대부분의 피해자는 유럽의 다양한 국가에서 온 유태인들이었다. Ausschwitz -Birkenau 1940-1945 2020. 9. 22. [독일어 번역] 장 폴 사르트르,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 - 인간은 자신을 기투하는 존재다. "Der Mensch muß sich sein eigenes Wesen schaffen; indem er sich in die Welt wirft, in ihr leidet, in ihr kämpft, definiert er sich allmählich; und die Definition bleibt immer offen; man kann nicht sagen, was ein bestimmter Mensch ist, bevor er nicht gestorben ist, oder was die Menschheit ist, bevor sie nicht verschwunden ist." "인간은 자신을 세계안에 던지고(기투하고) 그 안에서 견디고, 싸우면서 점진적으로 규정되는 것을 통해 자신만의 고유한 본질을.. 2020. 9. 22. [독일어 번역] 미셸 푸코, "지식의 고고학" - '문서를 기념비로 바꾸는 것'의 의미 -Das Dokument besteht aus Beschreibungen. Das Dokument ist Menschenwerk, weil es subjektiv von Individuen geschaffen wird. Das heißt, dass ein Dokument nicht die Geschichte selbst, sondern eine Anmerkung und Erklärung. Foucault sagte: „Das Dokument ist nicht das glückliche Instrument einer Geschichte.“ -사람들은 사건들의 연속성Kontinuität을 정당화 하기위해 무언가 특별한 것을 제거한다. 그러나 정말 제거해야할 것은 왜곡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주체이다. 이것.. 2020. 9. 22. 분배의 정의가 '운 평등주의'라는 생각에 대해 이 글을 통해 복잡한 롤즈의 이론을 설명하고자 하는게 아니다. 내가 이 글을 통해 생각해 볼 것은 분배 정의에 관한 롤즈의 이론이 오해받는 것 처럼 사회에서 분배정의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틀렸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100m 달리기 경기를 생각해 보자. 1번부터 8번 트랙이 있고 선수들은 같은 출발선에서 경기를 시작한다. 중간에 특정 선수에게 가해지는 물리적 방해같은 것이 없고 달리기의 결과로 결과가 정해졌다면, 우리는 이 경기를 공정했다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인간이 타인에게 존중받을 권리를 태어날 때부터 동등하게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사회적/경제적 조건을 똑같이 태어나게 만들 수는 없다. 하나의 사회에 있더라도, 특히 현대 사회처럼 인간이 자본에 지배받는 사회에는 태어날 때 부.. 2020. 9. 22. 귀납추론과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Die Eule der Minerva beginnt erst mit der einbrechenden Dämmerung ihren Flug 미네르바의 올빼미는 황혼녘이 되어야 비로소 날개를 편다". 좋아하는 교수가 '역사 철학'에 대한 비판에 쓰일 수 있는 말이라며 소개했던 헤겔 의 구절이다. 다른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하지만 수업 내용에서 그가 말하고자 했던 바는, 일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그 일이 어떻게 진행될지 알 수 없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 일이 일어난 이후에 '이렇다 저렇다' 말 할 수 있다는 것 이었다. -귀납추론은 흔히 개별에서 보편적 내용을 이끌어 내는 추론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전제가 참일 때 결론이 개연적으로 참'인 추론을 말한다 (반대는 연역추론: 전제가 참이면 결론이 .. 2020. 9. 22. 신미양요와 내 인생의 첫 아웃 카운트 내가 어렸을 때, 그러니까 초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에는 야구가 지금처럼 인기 있는 스포츠가 아니었다. 그래서 나 역시 야구에는 관심도 별로 없었다. 야구는 진입장벽이 높은 스포츠 중에 하나인데, 일단 경기를 하려면 필요한 장비가 너무나 많다. 포수 마스크나 배트는 차치하고 글러브조차 없어서, 이른바 '짬뽕 공' (고무 재질로 된 야구공 크기의 공)으로 하는 '손야구'나 테니스공으로 하는 '와리가리'가 아닌 진짜 야구라는 운동을 해볼 수 있는 기회는 야구부가 있는 학교를 다니던 아이들 말고는 없었다. 그리고 야구부가 없는 학교를 다닌 나는 남들처럼 (공 하나만 필요한) 축구를 했고, 키가 좀 더 컸을 때는 농구를 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유례없는 전승 우.. 2020. 9. 22. 박사는 도박이다 예전에 대학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는 선생님의 차에 타게 된 적이 있었는데 내가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고 하자 그 선생님이 내게 이런 말을 해 줬다: 박사를 하려면 아무것도 기대를 말아야 해요. 그걸로 뭘 얻는다는 생각을 하지 마. 박사를 시작하기 전에는 잘 몰랐는데 막상 시작하고 나니까 참 공감이 가는 말이다. 브런치뿐만 아니라 많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박사과정의 위험성 (?)'에 대한 글들이 많다. 그 위험성에는 지도교수와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포함되지만 또 한 가지 많이 언급되는 내용은 '석사도 했는데 이대로 끝내긴 아까우니 공부나 좀 더 해볼까?'라는 생각으로 박사과정에 들어가면 후회하게 된다는 조언이다. 물론 혹자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아니 공부를 하든 말든 자기 선택인데 다른 사람.. 2020. 9. 22. 친구의 죽음이 내게 남긴 것 이전 글에도 쓰긴 했지만 나는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친구들의 죽음을 경험한 편이다. 그 중 한명이 고등학교 시절 나의 첫 짝이었던 J이다. J와 나는 꽤나 금방 친해질 수 있었는데 당시 우리에게는 일본어라는 공통 분모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유년기를 일본에서 보냈기에 일본문화에 나름대로 관심이 있었고 J도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노래들을 좋아했었다. 나는 J에게 노래를 추천해 주기도 했고 J는 CD에 추천할만한 애니메이션을 담아주었다. 덕분에 나는 '금색의 갓슈벨'이라는 만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게되었다. J는 일본어를 열심히 공부해서 통역이나 번역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런 꿈을 가지게 된 데에는 J의 육체적인 불편함도 영향이 있었을 것이다. J가 중학교 때 축구를 하다가 다리를 다쳤는데 시간이 지.. 2020. 9. 22. 잭슨 폴록과 운평등주의 (feat. 롤즈의 정의론) 잭슨 폴록의 이 그림은 우연의 산물로 보인다. 이러한 기법을 드리핑 dripping이라고 하는데, 이는 말 그대로 물감을 흘려서 그것이 만들어낸 결과물을 작품으로 내놓는 것이다. 그래서 이 그림이 처음으로 소개되었을 때 많은 평론가들이 혼돈 chaos이라고 혹평했는데, 이를 들은 잭슨 폴록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혼돈은 무슨. 빌어먹을(No chaos. Damn it.).” 그는 그의 작품이 우연이 아닌 영감 Inspiration의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철학자 존 롤즈 John Rawls는 우연의 결과물 중 하나인 자연적 재능 natürliche Gabe를 부정했다고 여겨진다. 혹자는 그의 이론을 운평등주의Glückegalitarismus로 해석하는데 이는 로버트 노직 Robert Nozick의 롤.. 2020. 9. 22. 이전 1 ··· 4 5 6 7 8 다음